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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트렌드] 티끌 모아 태산! MZ세대의 절약 비결

 

마케팅 트렌드

안녕하세요. 국내마케팅팀 인턴 썸머입니다 :) 

 

여러분 혹시 빈대 가족 시리즈를 아시나요?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책인데, 짠돌이 가족의 절약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만화를 읽으면서 어렴풋이나마 돈을 아끼는 방법을 배워갔던 게 생각납니다. 요즘 물가가 오르면서 불현듯 그 책이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까 고민하다가, 최근에 알뜰교통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생각으로요. 그런데 저만 이런 건 아닌가 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트렌드는 ‘짠테크 마케팅’입니다.



텅 빈 지갑
출처: 픽사베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9월 식료품 물가지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여름 이상기후로 각종 농산물의 가격이 치솟은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비자도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서는 ‘짠테크’라는 트렌드가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짠테크란 짠돌이와 재테크가 합쳐진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빈대 가족처럼 절약 정신을 발휘하고, 푼돈을 모아 살림에 보태는 행위를 뜻하죠.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응답자의 98.5%가 짠테크를 경험해본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유튜브 절약 브이로그
출처: 유튜브 요고짱의 절약일기

 

짠테크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설문조사에 참여해 기프티콘을 받기도 하고, 출석체크를 통해 포인트 적립에 힘을 쓰기도 합니다. 특히 MZ세대는 약간의 이익만 있다면 귀찮음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야 할 때는 미리 상품권 판매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구매해서 방문한다고 합니다. 또 무지출 챌린지나 가계부 기입 등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하는 방식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싼 통신비를 줄이고자 알뜰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저도 친구의 추천으로 알뜰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요. 처음에 직접 요금제를 찾아보고 유심을 배송받아 끼우는 것이 번거롭기는 합니다. 하지만 적은 비용에 제게 딱 맞는 통신 요금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MZ세대는 다양한 방법으로 짠테크를 실천하고 있어요. 

 

 

현대카드 소비 잔소리
출처: 현대카드

 

이에 따라 짠테크를 도와주는 재미있는 마케팅도 등장했는데요. 지난 3월 현대카드에서는 소비 잔소리 메시지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소비 상한선을 넘으면 푸시알림으로 잔소리 메시지가 날아오게 됩니다. 이 문구는 자신이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함께 나타날 사진도 자기 마음대로 올릴 수 있어요. 만약 연예인을 좋아한다면 연예인 사진을 업로드하고, 마치 그가 말하는 것처럼 문구를 적을 수 있는 것이죠.

 

현대카드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짠테크는 일종의 놀이입니다. 괴롭게 참아야 하는, 팍팍하고 우울한 일상이 아니라 짠테크를 실천하는 과정 자체를 세상과 공유하며 놀이처럼 유쾌하게 즐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MZ세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재치있는 마케팅을 펼쳐 큰 화제가 되었던 사례였습니다.

 

 

휴대폰
출처: 픽사베이

 

물론 직접 리워드를 제공하는 식의 앱테크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도 있습니다. 앱테크란 앱과 재테크가 합쳐진 말로, 리워드 앱을 활용하여 돈을 버는 재테크 방식을 뜻합니다. 간혹 친구들 휴대폰을 보면 ‘캐시슬라이드’ 같은 앱이 깔려 있잖아요? 이 경우에는 화면을 켜고 광고를 볼 때마다 리워드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휴대폰을 보지 않아야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앱도 있어요. ‘타임스프레드’나 ‘열공시간’은 학생들의 공부를 돕는 앱입니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만큼 리워드를 제공하죠. 그런가 하면, 조금 성실해야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앱도 있습니다. ‘발로소득’은 걷기, 물 마시기 등 일상적인 챌린지를 실천하면 리워드를 지급받습니다. 거창한 미션이 아닌 만큼, 월 사용자가 61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토스 화면
출처: 토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사례로는 토스의 ‘친구와 함께 토스 켜기’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블루투스를 켜면 다른 토스 이용자가 보이는데, 이 이용자 아이콘을 누르면 1명당 10원씩 적립되는 방식입니다. 이 서비스는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15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제 친구들도 어느날 만났더니 일단 토스부터 켜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앱테크에 진심이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세간에는 토스 성지로 불리는 곳도 생겨났는데요. 그중 하나가 서울시립미술관입니다. 점심시간에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면 직장인들이 모여 토스를 켜고 광장을 서성거렸다고 해요. 지금은 점차 포인트가 줄어 예전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소비자에게 토스의 기능을 확실히 인지시키고, 주변에 토스를 추천하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마케팅이었습니다.

 

 

올팜 화면
출처: 헤럴드경제

 

다음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짠테크 마케팅 사례입니다. 먼저 올웨이즈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올웨이즈는 2021년 출시한 공동구매 플랫폼입니다. 혼자 구매할 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출시 4개월만에 96만 명의 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올웨이즈가 명성을 얻는 데는 앱 내 게임인 ‘올팜’의 덕이 컸습니다.

 

올팜은 농작물을 기르는 게임인데요. 한 가지 특별한 점은 게임에서 기른 농작물을 실제로 무료로 배송해준다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올웨이즈 어플을 설치하고 이용하게 되었죠. 게임에서 농작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물과 비료 등의 아이템이 필요한데, 친구 초대나 상품 검색 등 미션을 완수하면 아이템이 지급되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수확할 때마다 너무 뿌듯하다”는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웨이즈는 이렇게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앱테크 마케팅 덕분에 앱 체류시간을 늘리고 친구 초대 기능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었습니다.

 

 

마이컬리팜 화면
출처: 컬리

 

최근에는 컬리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컬리는 지난 8월, 앱 내 게임인 ‘마이컬리팜’을 선보였습니다. ‘올팜’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마이컬리팜’에서는 수확한 작물을 다른 상품 쿠폰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상품 선택권이 더 넓어진 것이죠. 하지만 ‘올팜’이 큰 인기를 얻은 것에 비해 ‘마이컬리팜’은 크게 좋은 반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우선 ‘올팜’을 너무 따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또, 컬리의 본래 프리미엄 이미지와 잘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마이컬리팜’은 출시 첫날 20만 명이 게임을 시작했지만 점차 소비자 반응도 싸늘하게 변해버렸는데요. 상품은 무료지만 배송비는 유료여서 속은 기분이 든다는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팜’처럼 앱 체류시간과 신규 고객을 늘리려는 의도로 시작했지만, 그만한 효과를 가져다주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트렌드라고 해서 고민없이 따라하다간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착!한걷기 화면
출처: 삼성화재

 

혹시 게임은 조금 성가시다고 생각하신 분이 계셨나요? 그런 분들을 위한 짠테크 마케팅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일상 속에서 달성하기 쉬운 만보기 리워드를 지급하고 있어요. 그 예로  삼성화재에서는 지난해‘착!한 걷기’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매일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받는 서비스입니다. 걷기 외에도 운전이나 건강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화재의 ‘착!한 생활’ 시리즈는 지난 5월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해요.

 

삼성화재는 보험을 다루는 만큼, 소비자에게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으며 고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유사하게 KB스타뱅킹에서는 ‘KB매일걷기’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루에 5000걸음씩 한주에 3만5000걸음을 달성하면 100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현금화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짠테크 마케팅, 결국엔 리워드로 승부하는 건데 기업 입장에서 손해 보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오해입니다. 사실 리워드는 기업 입장에서 큰 비용은 아닙니다. 토스의 ‘친구와 함께 토스 켜기’의 경우에는 10분 동안 100명이 모였다고 했을 때 인당 예상 리워드가 300원 정도이고, 그렇다면 마케팅 비용으로 총 3만원을 지출한 게 됩니다. 10분만에 3만원으로 100명에게 토스 이용을 유도한 것이죠.

 

뿐만 아니라 앱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타 서비스까지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으며, 주변인에게 앱 이용을 추천하는 바이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작지만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요. 그렇기에 다양한 기업에서 짠테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랍니다.

 

 

지금까지 짠테크 마케팅을 살펴보았는데요.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짠테크 트렌드는 더욱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1.6%가 짠테크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주변을 봐도 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하거나, 안 쓰는 기프티콘을 판매하는 등 짠테크를 실천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러한 경향에 맞추어 앞으로 기업이 어떤 짠테크 마케팅을 펼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주에 또 재미있는 마케팅 트렌드로 찾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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